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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100대 명산) 그리고 여행

지리산 가장 짧은 당일 등산 코스 중산리~천왕봉까지 원점회귀

by 고흐따라쟁이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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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번째 지리산.

계묘년인 2023년 1월도 이제 중반에 접어들고 있다.
신년목표로 블로그를 키워보자는 장대한 꿈을 꾸었으나 역시나 천성이 게을려 결국 3일 1 포스팅도 힘들게 돼버린 지금. 반성하며 작년 11월 말 지리산에 다녀온 늦은 리뷰를 하려 한다.

우리나라에서 한라산 다음으로 높은 지리산, 해발고도 1915m.
지리산은 예로부터 금강산, 한라산과 함께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민족적 숭앙을 받아 온 영산이다. 지리산의 천왕봉에는 1,000여 년 전에 성모사란 사당이 세워져 성모석상이 봉안되었으며, 노고단에는 신라시대부터 선도성모를 모시는 남악사가 있었다. 반야봉, 종석대, 영신대, 노고단과 같은 이름들도 신앙을 상징한다. (지리산 국립공원 소개글 인용)

소싯적 호기롭게 1박 2일로 지리산에 간 적이 있다. 등산장비라고 하기도 부끄러운 허접한 배낭과 침낭을 챙기며 뒤동산 마실 가듯이 갔었다.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그냥 걸어가면 정상 나오겠지 하며 무뇌아적인 생각으로 갔다가 천왕봉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고 뱀사골 탐방센터 초임부터 다리에 쥐 나고 난리여서 결국 기억도 안나는 대피소에서 하루 묵고 그냥 하산한 아름다운(?) 추억이 있다.

그 후 지리산에 대한 공포가 생겨 등산은 절대 생각도 하지 않고 지리산 둘레길만 두 어번 갔었다. 그러다 최근 여러 국립공원 산을 등산한 경험으로 이젠 천왕봉을 갈 수 있을 것 같아 당일코스로 다녀오게 되었다.

 

2. 등산코스 : 중산리~천왕봉 원점 회귀.

 

지리산지도
지리산 코스 난이도

 

º 본래 계획했던 코스 :
중산리 탐방안내소- 칼바위 삼거리-로터리 대피소-천왕봉 -장터목대피소-칼바위- 원점 회귀. 총 12.4km


º 실제 등산 코스 :
중산리탐방안내소-경산남도 환경 교육관(도로)-로타리 대피소-천왕봉 -장터목대피소-칼바위- 원점 회귀. 14.8km


º 소요 시간 : 9시간 반.

 

1) 잘못 들어 선 길.

금요일 밤 퇴근후 미리 싸놨던 짐을 챙겨 안내산악회를 이용하기 위해 당산역으로 갔다. 금요무박 산행은 이 번이 두 번째로 처음에 비해 익숙하게 버스를 찾아 28인승 리무진에 탑승했다. 베스트 드라이버님 덕분에 적당한 흔들림으로 아기들 요람처럼 꿀잠을 들게 해 주더니 어느새 중산리 탐방센터에 도착했다. 11월 말 새벽이라 엄청 추울 것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영상 날씨였다.

무박 산행의 최대 장점은 별을 보는 것이다. 저번 설악산 때보다 더 커 보이는 별들을 보고 있자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별이 잘보인다는 건 그만큼 주변이 까맣다는 것인대.. 정말 까맸다. 이리 시꺼멓게 아무것도 안 보일 수 있을까? 헤드랜턴과 손전등 두 개를 이용해 가며 등산 스타트 했다.

 

그런데. 그런대에.. 가다 보니 우리가 사전 조사했을 때와는 다른 길인 것 같았다. 분명 조금 가면 '통천길' 있는 입구가 나온다고 했는데 아무리 가도 안 나온다.  왜 안 나오지? 게다가 버스가 다니는 도로만 나오니 이상하다 싶었다. 심지어 같이 동행했던 버스 일행분들이 안 보인다.  싸아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 주변에는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이상한 새울음 소리가 들리고 갑자기 너무 무서워졌다.

급 공포감이 들고 길을 잘못 들어 선 것 같아 서둘러 내려가는데 다행스럽게도 5명 등산객 무리가 만났다. 너무 기쁘고 안도감이 들었다. 왠지 동료가 생긴 기분이랄까.  그 분들에게 길을 물으니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다고 했다. 그때부터 무섭게만 들리던 소리가 자연의 소리처럼 들리고 되돌아온 길을 다시 가려니 허비한 시간이 아까웠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우리가 길을 잘 못 들어선 것이 맞았다. 우리에게 맞는 길이라 알려주신 등산객들도 초행이었다..😅

본래 계획했던 등산로가  아닌 길로 길게 돌아서 간 것이다.

 

탐방로 입구
통천길이 아닌 그냥 생태 탐방로.

 

밤하늘의별
좀 허접하지만 핸드폰으로 찍힐 정도로 밝은 별.

 

이정표

 

일출
동이 뜨기 시작한다. 여명의 눈동자가 생각나는 건?

 

일출

 

이정표

 

2) 등산 중간쯤.

법계사 1.1km 남은 지점에는 로터리 대피소가 있다. 대피소에서 잠시 쉬면서 식수도 구할 수 있다. 저번 설악산은 식수를 구할 수없어 생수병을 많이 챙겨갔는데 물병 무게 때문에 더 힘든 산행이었다. 다행히 법계사 앞에  식수터가 있어서 물은 2병만 챙겨갔다.

법계사에서 1.2킬로 온 지점. 천왕봉까지 남은 거리 0.8km.
법계사부터는 검은색 코스 구간이지만 그중에도 유명한 난이도는 정상까지 가는 0.8km이 가장 험난한 코스이다. 천 개의 계단인지, 천국의 계단인지가 아주 괴롭게 반겨준다.

 

개선문바위
개선문이라고 하던거 같던대.. 매우 동양적인 험난한 바위.

 

정상가는 길
정상으로 갈수록 곰탕이 짙어 진다.

 

천왕봉정상
정상!!! 인증샷은 필수

 

하산중

 

하산중 전경

 

첩첩산중
첩첩산중이란 말이 여기서 나온걸까? 영험하다.

 

첩첩산중

 

3) 하산길

천왕봉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어 몸을 지탱하기 힘들고 곰탕이 심해 주변 경치는 볼 수 없었다. 볼 수있는건 빠르게 지나가는 구름 정도?  더 머물고 싶어도 도저히 있을 없는 상황이라 대충 사진 찍고 바로 장터목 대피소 쪽으로 하산했다.

장터목 대피소를 가다보면 주변에 고사한 나무들이 많다.
자연스럽게 고사 한것이 아닌 벌목군이 나무를 자르고 자기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불을 질려 만들어진 고사목 군락지였다. 인간의 이기가 이렇게 자연을 파괴한다는 예이다. 

하산길의 날씨는 변화무쌍했다. 태풍같이 몰아치다가 잔잔해졌다가 다시 몰아치는..구간별로 반복하더니 나중에 날씨가 정말 좋아졌다. 장터목대피소에서 쿠팡에서 주문한 전투식량으로 점심을 하고 버스 탑승을 위해 부지런히 걸어내려갔다.

지리산 천왕봉과 설악산 대청봉을 비교를 하면 대청봉이 조금 더 험난하다. 대청봉은 암릉이 많고 불규칙적이어서 초반부터 체력 소모가 크지만 지리산은 꾸준히 위로 올라간다. 그렇다고 절대 쉬운 건 아니니 철저한 준비는 필수다.

 

여명과 함께 보이는 저 구름 모양은? 동영상 보시고 행운을 받아가세요.

 

3. 아픈 역사가 있는 빨치산 거창 양민 학살.

1991년 방영된 '여명의 눈동자'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당시로서 굉장히 파격적이고 세련된 연출에 일제강점기와 6.25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청춘스타 최재성, 박상원, 채시라가 열연했었다. 드라마 후반부는 빨치산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빨치산으로 오인받아 지리산으로 도망가다 토벌군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내용으로 끝난다. 인민군을 잡기 위해 토벌군이 행한 악행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당시 정부에서 하루 할당량처럼 빨치산을 50명을 잡으라고 토벌군에게 명한다. 험준한 산속으로 숨어든 빨치산을 못 잡으니 산 근처 마을사람들을 잡아다가 빨치산이라고 하며 사살하고 폭탄을 터뜨려 사살자를 묻어 버렸다. 그리고 집을 모두 태우고 농기구 가져다 빨치산이 사용한 무기인양 증거로 제시 했다. 이 것이 바로 거창 양민 학살 사건이었다. 힘없는 일반인만 빨치산과 토벌군 사이에서 괴로힘을 당하다가 결국 살해당하는 비참하고 처참한 역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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