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22년 12월 24일
등산 코스 : 설천봉-덕유산 향적봉-향적봉대피소- 백련사-무주구천동-삼공리 주차장
거리 : 8.5km
소요시간 : 4시간 반 (휴식시간 모두 포함)
겨울 산행은 단연코 눈꽃을 보러 가는 것이다.
계절에 맞게 산은 항상 변화 무쌍하지만 가장 멋있고 웅장하고 입이 딱 벌어지게 하는 건 겨울 등산 중 눈꽃산행이다.
눈꽃 산행지로 유명한 덕유산은 전북 무주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높은 산으로 해발고도는 1614m에 지리산, 설악산과 더불어 3대 종주 코스로 유명하다. 특히 겨울 눈꽃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데 이유는 조망이 좋은 설청봉까지 곤돌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주리조트에서 설천봉까지 곤돌라로 대략 15-20분에 걸리고 가장 높은 향적봉까지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 원하는 시간만큼 충분히 겨울왕국을 즐길 수 있다.
한라산, 설악산 등 몇 번 눈꽃 산행을 해봤지만 이 번에 간 덕유산은 정말 역대급이었다. 너무나 멋진 풍경을 사진을 담았지만 그 풍경은 절반도 못 남은 듯하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안내 산악회를 통해 토요일 당일 코스로 다녀왔다. 안내산악회를 설악산, 지리산 연이어 두 번 이용하니 산행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이번에도 역시 탑승 장소인 사당에서 6시50분에 출발했는데 가는 도중 전날 폭설로 인해 입산 통제가 됐다는 비보를 받았다. 적설량은 90센티로 사람 허리만치 왔다고 하는데.. 나 같은 난쟁이는 허리 이상인대.😥
우리가 탄 버스의 대장님은 국립공원 담당자와 입산이 가능 유무를 지속적으로 확인했는데 처음에는 제설 작업을 못해 입산금지였지만 곤돌라를 이용해 설청봉 근처까지만 입산 허용된다고 했다. 그러다 향적봉이 허가 되고 향적봉에서 다른 봉우리까지 허가가 됐지만 제설작업이 안되어 있으니 위험하다고 했다.
실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본래 계획은 안성탐방지원센타-칠연폭포-동엽령-중봉-향적사-백련사-무주구천동-삼공리주차장 (18km/7시간) 코스였는데 안상탐방지원센터는 아예 입산 금지였다. 결국 전원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 타고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왕복하는 코스와 향적봉에서 백련사로 내려가는 편도 코스로 나뉘게 되었다. 나랑 같이 간 짝궁과 설천봉에서 적설량을 보고 결정하기로 하고 만일을 대비해 곤돌라는 왕복표로 끊고 백련사로 하산하기로 했다.
곤돌라 비용은 편도 16000원, 왕복 20000원 거의 금액차이가 없어서 안전 산행이 우선이므로 과감하게 4천원 플렉스 했다. 산악회에서 대신 표를 구매해주어 아무런 할인을 받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곤돌라를 이용한다면 네이버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곤돌라 타고 설천봉에 내리니 그야말로 겨울왕국이었다. 파란 하늘, 하얀 눈, 설국이었다.
폭설로 등산은 못했지만 날씨는 정말 좋았다. 정상이라 귀때기 떨어지는 바람이 불거라 예상했는데 바람도 심하게 불지않고 심지어 향적봉부터는 날씨가 풀려 햇빛을 받은 나무 난간이 따뜻해질 정도였다. 그리고 어마무시한 인파로 교통체증(?)이 심했지만 멋진 풍경에 사진 찍기 다들 바빠보였다.
그럼 나도 동참해야지~
향적봉에 도착하고 중봉으로 가지 않고 바로 향적봉 대피소에서 정신없는 점심을 하고 백련사로 하산했다. 역시나 우려한 것처럼 하산길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은 참으로 위대하다. 분명 입산이 금지된 시간이었을 텐데 그새 누군가가 길을 만들어 놨다.
살짝 길을 생겼지만 한 명이 겨우겨우 지나갈 정도이고 눈의 높이를 재보니 일단 평균 내 무릎이상으로 아이젠을 싣었음에도 줄줄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어디가 평지인지 바위인지 알 수가 없어 스틱도 무용지물인 여전한 눈밭이었다. 게다가 평탄한 능선과는 달리 향적봉 대피소에서 백련사까지는 중상 난이도인 보라색로 상당히 가파르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했다. 행여나 넘어지면 대굴대굴 굴려 피 흘린 눈사람이 될 수도 있으니 조심조심하면서 내려갔다.
고즈넉한 백련사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그나마 편한 길인 삼공리 주차장까지 6km를 무탈하게 잘 하산했다. 그리고 산악회에서 지정한 식당에서 조금 비싸지만 막걸리와 파전을 매우 만족스럽게 먹고 서울로 올라갔다.
등산 후기
아름다운 눈꽃 산행 후 그 다음날 손가락 관절이 마디마디 붓고 아프기 시작했다. 반나절이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관절 통증음 심해지고 퉁퉁 붓고 특히 관절 부위가 두꺼워졌다. 물건을 쥘 때도 힘을 줄 수가 없고 자판을 치는 것도 힘겨웠다. 며칠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아 병원을 갔는데 의사님왈 손가락이건 무릎이건 추운 겨울에는 관절에 특히 무리가 가니 조심하란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아니라고 하니 그것에 대한 통증이라긴 보다는 추운 날씨에 눈꽃이 멋지다고 장갑을 벗고 마구 사진을 찍어댔더니 손가락에 무리가 간 것 같았다. 산행 중에도 오른쪽 무릎이 아팠었는데 손가락과 같은 이유인듯 하다..어쩐지 등산 후 산의 난이도와 시간 대비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았는데 험난함과 별개로 역시 겨울 산행은 위험했다.
다음번엔 철저하게 준비해 몸에 탈 나지 않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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