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해바라기를 따라 그려 보았다.
처음은 '밤의 카페 테라스'를 그렸고, 이번이 두 번째이다. 95% 완성했는데 나머지 5%가 하기 싫어서 방치 중이고 지금은 '별이 빛나는 밤' 을 그리고 있는데 중간에 하다가 손 놨다. 취미처럼 하려고 했는데 일처럼 돼버려서 일단 잠시 휴지기를 가진다. 그래도 거의 완성한 '해바라기'를 포스팅하겠다.
고흐의 해바라기 그리는 과정, 95% 완성한 그림
멋모르고 그린 '카페테라스'에 비해 시간은 덜 들었으나 기술적으로 흉내기가 어려웠다.
차차 감을 잡으니 속도는 빨라졌지만 꽃수술 부분을 더 정밀하게 해야 하는데 그것을 지금 못하고 있다. 고흐의 작품은 물감의 양이다. 양으로 질감 표현을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중점에 두었는데 실력 미달로 현재로선 지금이 최선이다.
고흐가 물감 사용량이 상당하다는 건 고흐 동생 테오가 보낸 편지에서도 언급한 내용이 있고 그의 친구인 에밀 베르나르도 말 한적 있다.
''빈센트는 탕기 영감의 화구 가게에 가면 물감이 진열된 상자를 통째로 달라고 해. 빈센트의 작업방식은 터무니없는 낭비야. 튜브를 손에 쥐고 화판에다가 문질러 짜는 식으로 그려. 붓은 아예 사용하지도 않고 꾸역꾸역 쥐어짠 물감을 그대로 짓이겨 바르지"
고흐는 왜 해바라기로 연작을 했을까?
인상파의 대표 화가인 클로드 모네, 그는 파리에서 가까운 경기도권 같은 지역인 '지베르니'에서 땅을 사 직원을 두고 그 만의 스타일에 정원을 만들었다. 그리고 말년에 수련 연작 시리즈를 그렸다. 대부분의 화가들의 초창기는 그 시대에 유행한 화풍을 따라하다 후반기 들어 자신만의 특징적인 형태와 형체를 만든다. 그리고 그들이 꽂힌 사물이나 무형의 것에 집착하며 뮤즈라 칭하고 연작 시리즈로 간다. 고흐도 그랬을 것이라 생각된다.
1887년 에밀 베르나르, 툴루즈 로트렉, 그리고 고흐의 인상파 친구들과 함께 조그마한 선술집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그곳에서 고흐는 고갱을 처음 만났고 만나자마자 오랜 친구처럼 친해졌다. 고흐는 고갱의 그림을 인정하고 존경해왔었다.
1888년 고흐는 파리보다 따뜻하고 햇살이 많은 남프랑스 아를로 간다. 그는 화가 친구들에게 화가공동체를 제안하는 편지는 보냈고 그 대답에 응한 사람은 고갱뿐이었다. 그리고 고갱과 고흐는 두 달여 동안 노란 집에서 같이 살았다. 그러나 둘은 그림에 대한 의견 차이가 심했고 그로 인한 다툼이 많았으며 결국 고흐가 귀를 자른 것을 보고 고갱과는 파국을 맞는다.
고흐가 귀를 잘랐다는 것에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다.
- 고갱과 싸워서 화가 난 고흐가 고갱을 찌르고 싶었지만 차마 못 찌르고 자기 귀를 잘랐다.
- 고갱이 고흐를 그렸는데 고흐 귀가 보이자 않아 귀를 잘랐다
- 테오가 결혼해 충격받아 그 와중 고갱과 싸워서 귀를 잘랐다
- 심지어 고갱이 고흐 귀를 잘랐는데 고흐가 고갱을 위해 자기가 잘랐다고 했다. 등등
여러 설이 있다. 이건 당사자인 본인만 아는 부분이니 결론은 '고흐의 귀는 잘렸다' 이다.
각설하고,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해바라기는 고흐가 고갱이 아를에 오는 것을 환영하기 위해서 그렸다.
이것도 썰이긴 하지만 해바라기 그림을 열 점 정도 그리려고 했으나 시간이 모자라 네 점 그렸고 그중 제일 잘 그린 그림 두 점을 고갱 방에 놔두었다고 한다. 그 후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추가적으로 해바라기를 더 그렸다.
해바라기엔 대한 의견도 또한 분분하다. 해바라기에 있는 몇몇 송이는 시들거나 싱싱해 보이지 않는다. 여러 설중에 '고흐가 자기의 죽음을 미리 예측했다는 의견'과 '그림에 너무 몰두해 해바라기가 시든 것을 모르고 그렸다' 의견 등이 있다.
고흐의 '해바라기'는 1987년 당시 경매 가격으로 4천만 달려에 팔려 초미의 관심사였고 그에 대한 의견과 추측이 난무할 수밖에 없다. 다만, 고갱이 고흐 노란 집에 갔을 때 방 안은 가관이었다고 한다. 다 짜서 구겨진 물감 튜브, 혹은 반쯤 쓰다 남은 물감들이 여기저기 뒹글고 있었고, 한쪽 구석에는 누렇게 말라 틀어진 해바라기가 벽에 아무렇게나 세워져 있다고 하니 정황상 모든 추측들이 맞을 수도 있다.
고흐와 다투었어도 고갱은 고흐의 천재성을 인정한 사람이다. 둘 다 당대 인정 받지 못하고 힘겹게 살다 떠났다. 그래도 살아 생전 편하게 살았으면 좋았을 걸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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