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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더 글로리'를 보고 당한 만큼 복수하리라, 이에는 이, 눈에는 눈. 그리고 그 긴 복수기간 동안 철저히 준비한 문동은(송혜교)의 이야기를 보고 문득 고상성어인 와신상담이 생각났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랬고 복수는 항상 존재한다. 드라마 내용은 학폭을 당한 피해자의 복수 이야기이고 와신상담은 서로 죽이고 뺏고 뺏기는 사기에 나온 역사 속 이야기이다. 같은 의미, 다른 내용에 대한 포스팅이다.
1. 더 글로리를 본 소감.
대작가 김은숙과 대배우 송혜교의 재결합으로 넷플릭스에서 핫한 '더글로리'. 달달한 로맨스로 여러 드라마를 성공시킨 김은숙의 변신작품이기도 하다. 현재 1~8편까지 시청할 수 있고 나머지 9~16편은 3월 공개로 예정되어 있다. 하도 재미있다 굉장하다 하여 많이 봐도 3편 정도 예상하고 봤는데.. 도저히 헤어 나올 수없었다. 한편만 보고 자자를 반복하다 결국 밤을 꼴딱 세우고 말았다.
그래. 하루 못 잔다고 죽지 않아. 집에서 다 못 본 회차까지 출근길에 핸드폰으로 완료 시청했다.
'고등학교 시절, 끔찍한 괴롭힘에 시달렸던 여자. 많은 시간이 흐른 후, 가해자들을 응징하기 위해 그녀가 치밀한 복수를 감행한다.'
넷플릭스에서 '더 글로리'를 한 줄로 아주 심플하게 설명해 줬다. 내용 그대로 학폭 당하고 복수를 진행하게 되는 과정들을 매우 흥미진진하게 담아냈다. 특히 1화를 보면 대분노를 유발하는데 지인 중 한 명은 보다가 너무 화가 나 소주 드리킹 했다고 한다. 초기 밑밥을 아주 잘 깔아 사람들을 홀린 듯하다. 본격적인 복수는 올해 3월에 시작될 예정으로 무수히 깔아 놨던 떡밥도 회수가 잘됐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고구마 많이 먹었으니 파격적인 시원한 사이다를 봤으면 좋겠다.
2. 더 글로리를 통해 본 한자성어들.
더 글로리를 보고 과거 이야기와 비슷한 사례의 딱이다 싶은 고사성어가 생각났다. 전 포스팅에서 언급했지만 고사상어, 사자성어는 역사 속에서 일어나던 사건을 함축한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1) 와신상담 臥薪嘗膽.
마음먹은 일을 이루기 위해 온갖 괴로움과 고난을 참고 이겨낸다는 뜻. 중국 춘추 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오나라와 월나라의 이야기이다.
2) 절치부심切齒腐心.
몹시 분하여 이를 갈고 마음을 썩임. 굴욕을 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겪은 뒤 복수 하거나 재기할 결의를 다진다는 뜻.
중국 사마천 사기史記의 자객열전에서 유래됐으며 전국시대 진시왕의 노여움을 산 '번어기'의 복수다짐 이야기다. 결론적으로 복수는 성공하지 못한다.
3) 권토중래 捲土重來.
한 번 패했다가 세력을 회복하여 다시 쳐들어간다는 뜻.
'한나라 유방'과 '초나라 항우'의 유명한 일전으로 항우가 유방에 의해 전멸하다시피 패배하고 처절하게 도망치는 과정에서 사면초가(四面楚歌)도 당하며 결국 항우를 자결하게 만들었다. 권토중래는 만일 항우가 세력을 회복해 유방에게 다시 쳐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당나라 말기 시인인 두목의 '제오강정' 시에서 유래된 고사성어이다.
3. 더 글로리와 와신상담臥薪嘗膽.
臥 엎드릴 와, 薪 섶나무 신, 嘗맛볼 상, 膽쓸개 담. 땔감 나무 위에 몸을 눕고 쓸개를 맛본다.
어지러운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와 월나라는 서로 이웃이자 라이벌로 항상 싸우는 사이였다. 오나라왕 '합려'는 월나라를 공격받게 되지만 되레 월나라 '구천'에 의해 대패하고 화살을 맞아 중상을 입게 된다. 병상을 입은 합려는 죽기 전 유언으로 아들인 '부차'에게 복수혈전 해줄 것을 당부한다. 부차는 신하들에게 자신방을 출입할 때마다 '부차야, 너는 월나라 사람들이 나를 죽인 것을 잊었느냐?'라고 외치게 했다.
부차는 아버지 원수를 갚기 위해 가시가 많은 땔감 위에 이를 갈며 복수를 준비했다. 스파이 통해 부차의 소식을 접한 월왕구천은 기선 제압하기 위해 먼저 오나라를 쳐들어갔지만 오왕부차에 의해 무심히 패배를 당하고 포로로 잡히게 된다.
구천은 부차의 말을 끄는 신하로 있으면서 온갖 굴욕을 당했다. 유명한 일화로 부차가 병이 나자 구천이 부차의 신임을 얻기 위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고 부차는 구천에게 자신의 응가를 주며 병을 고치라 했다. 구천은 부차의 응가를 먹어보고 그의 병을 고쳐 2년 후 오나라의 속국이 될 것을 약속하고 자신으로 나라로 돌아갔다. 역시나 구천도 패배와 굴욕의 쓴맛에 복수를 다짐하며 본인의 잠자리에 쓸개를 매달아 놓고 매일 핥으며 '너는 회계의 치욕을 잊었는가?" 라며 쓴맛을 되새겼다.
결국 월나라로 돌아간 구천은 기초부터 나라를 튼튼히 했고 문제가 많던 오나라를 쳐 들어가 부차를 자결하게 만들어 복수하게 됐었다. 여기서 '부차의 와신'과 '구천의 상담'에 합쳐서 와신상담이 완성됐다.
생업의 종사자라면 갑에 의한 을의 입장. 간이고 쓸개고 빼주고 위선에 굽신굽신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직장인과 과거나 지금이나 행태는 약간 다르나 '손님은 왕이요' 하며 진상 손님도 다 받아줘야 하는 자영업자들. 사는 건 상대적인 것 같다. 항상 나보다 못한 사람도 있지만 나보다 훨씬 잘난 사람도 많다. 언제나 강자가 될 수도 있고 약자도 될 수 있다. 강약약강.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생각 없이 비겁한 강자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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