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8시 서울에서 속초 가는 고속버스를 타고 속초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키친온유'에서 아점을 먹고 소화시키기 위해 설악산에 있는 '금강굴'까지 가는 여정을 첫 번째로 포스팅했다. 이제 금강굴을 다녀왔으니 다시 배 채우러 주문진항으로 향했다. 아는 지인이 강추한 곳인대 실망하지는 않을 거라고 했다. 속초에서 주문진까지 30-40분. 조금 멀다.
첫째 날 저녁
도착한 대왕해물철판으로 유명하다는 '영진항' 식당.
여기저기 간판에 본인들이 원조라고 쓰여있었다. 일단 소개를 받았으니 영진항으로 미리 예약을 해놨었다. 먹는 것은 항상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생경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제까지 본 대형 철판에서 3배 더 커보이는 철판에 5-6명의 사람들이 앉아서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엄청난 사이즈였다. 우리는 저 사이즈를 4명이서 먹을 예정이다.
영원할 것 같은 음식 준비 시간이 지나자 초대형 철판이 들어선다. 그리고 철판을 데워줄 부르스타 2개가 장착되어 화이어를 내뿜는다. 철판위에는 온갖 해물과 조개들이 즐비하게 있고 문어, 가리비, 야채, 병아리처럼 보이는 닭이 엎어져 있다. 이렇게 장대한 음식의 풍요는 처음 본다. 일단 사이즈와 양에서 대만족 했다. 이것만 주는 게 아니라 식전 애피타이저로 오징어비빔국수를 주는데 그 양도 어마어마하다. 먹기 전부터 배가 불러오는 건 뭐지? 많은 양에 살짝 주눅은 들었다.
사이즈가 크니 아무리 부르스타가 열일해도 해산물을 익히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비빔국수로 배를 좀 채워주고 목이 칼칼하니 알콜로 소독해 주면서 조개를 하나둘씩 먹기 시작했다. 차곡차곡 쌓이는 조개껍데기, 점점 없어지는 해산물들. 옆 데이블에 계신 손님들이 놀라고 사장님은 흐뭇해하신다. 4명이서 6인분에 해당되는 양을 빠르게 없애고 쌓이는 술병에 오늘 매상이 썩 좋음을 인지하신 듯하다.
어느 정도 먹었다 싶으면 남은 육수에 칼국수를 넣어 먹을 수있지만 정말 배가 불렀다. 그래도 맛은 봐야 하니 1인분을 시켰는데 육수가 갈수록 소금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짜도 짜도 너무 짜다. 부득이하게 일부 남겨야 했다. 말 그대로 배 터지게 먹고 배두두리며 숙소로 향했다.
둘째 날 아침.
일어나니 다들 달덩이 마냥 얼굴이 탱글탱글해졌다. 얼굴에 광이 나면서 눈을 아무리 떠도 1/3만 떠진다. 전날 먹었던 해산물들과 숙소에 도착해 또 몸속에 때려 넣은 간식들로 아침식사는 패스했다. 새벽까지 배속을 채웠는데 배고프다고 하면 인간이 아니지.
먹방여행이긴 하지만 집 가기전 대로변에 위치한 '휴휴암'에 잠시 들러 가기로 했다. 재작년인지 작년인지 휴휴암을 갔었는데 정말 인상적이었다. 몸과 마음을 모두 내려놓고 쉬고 또 쉬어가라는 뜻의 휴휴암은 바닷가가 보이는 사찰이다. 낙상사가 워낙 유명해서 상대적으로 덜 유명하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들은 즐겨 찾는 곳이다.
바닷가라 바람이 엄청 강하게 분다. 바람이 강하니 파도가 큰 편이다. 바람에 얼굴을 하도 두들겨 맞으니 시원은 하지만 나중에 정신이 조금 없다. 그런데 휴휴암이란 뜻에 맞게 바람, 파도, 물고기, 새들을 보고 있으니 근심걱정은 사라질 것 같다. 강릉에 가실 일있으면 휴휴암을 꼭 한번 드려보길 추천한다. 다만 주차장이 열악해 이 점은 참고하고 가시길.
1박2일 짧은 여행이었지만 나름 알차게 먹고 놀고 구경했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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